새해가 정말 시작되긴 했나? 싶을 정도로 아무 일도 없이, 무탈하게, 평소 같은 오늘을 보내는 요즘입니다. 최근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요. 역시 세상엔 너무도 다양한 경험을 하고 다른 생각을 가진 이들이 있습니다. 나와는 다른 세계를 가진 사람들과 하나 둘 터놓고 이야기하다보면 다른 사람의 세계를 제가 경험한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들곤 해요. 너무 값진 경험이죠. 또 한번 깨닫는 부분은, 타인의 생각을 충분히 존중할 줄 알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공감은 못할지언정 존중은 해주어야죠. 제가 공감에 조금 약하거든요. 그렇지만 절대 타인의 생각을 함부로 깎아내리진 않습니다. 물론 제 생각도 존중해주길 바라면서요. 이 세상이 다채롭고 재미있는 건 역시 그 수많은 이들이 섞여 살기 때문이겠죠?
이번 주는 영화 두 편을 소개해드릴게요!
즐거운 시간 되세요!
This week
✅ 이게 바로 기회의 땅이야!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
✅ 은밀하게 위대하게 <하얼빈>
✅ 배우
✅ 모두가 기억하고 있을 그 감성을 리메이크한다 <말할 수 없는 비밀>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목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
감독 김성
출연 송중기 이희준 권해효 박지환 김종수 조현철
개봉 2024.12.31.
시청플랫폼 극장 상영중
* 아래는 스포일러 및 주관적 의견이 담겨 있습니다 *
이게 바로 기회의 땅이야!
💬 97년, IMF의 후폭풍으로 콜롬비아로 떠난 국희와 가족들. 낯선 땅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의 움직임이 시작되는데...
알고도 잡을 수밖에 없는 썩은 동아줄
IMF로 인한 피해를 온몸으로 맞은 국희와 가족들은 콜롬비아의 수도 보고타로 향합니다. 낯선 땅에서 살아남기 위해 생존의 몸부림을 시작하는데요. 성실한 국희는 한인 상인회 박병장의 눈에 띄게 되죠. 그는 의류 밀수 일로 권력을 쥐게 된 인물인데요. 밀수 일을 도울 인물로 국희를 픽하게 된 거죠. 은밀하고도 위험한 일이 시작되는데.. 콜롬비아 세관에 걸릴뻔하기도 하지만 목숨을 걸고 물건을 지켜낸 국희는 브로커에게도 강렬한 이미지를 남기죠. 그렇게, 보고타 내 한인 사회에서 존재감을 키워나가던 국희는 생존이 아닌, 성공을 위해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살아서 6구역으로 가야죠
이 영화의 배경은 보고타 내 한인 사회로 설정되어있어요. 그 안에서 구역이 나누어져 있는데요. 1구역에서 6구역으로 갈수록 더 부자들이 사는 것을 알 수 있죠. 이렇듯 보이지 않는 계급의 경계가 어쩐지 익숙해서 몰입감이 높더라고요. 국희는 박병장의 눈에 계속해서 들기 위해 그가 시킨 일들을 가리지 않고 행하는데요. 박병장은 그런 국희를 끊임없이 시험하며 자신에게 맞는 사람인지 판단하려고 하죠. 그 안에서 국희는 점점 박병장, 부자들이 사는 6구역 그 너머를 바라봅니다. 권력과 정치, 암투가 점철된 보고타 내에서 그는,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까요.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코로나도 이겨낸 '보고타'!
사실 보고타는 4~5년 전부터 뉴스로도 많이 접했던 작품이었어요. 한창 코로나가 기승일 때 보고타에서 촬영을 하던 팀이 절반 가량 찍고 그대로 전원 귀국을 선택했다고 하죠. 그리고 그 사이, 송중기는 빈센조를 찍기도 했고요. 그 이후, 코로나가 많이 잠잠해졌을 당시, 스텝들과 배우들은 다시 합심하여 보고타로 향해 완성한 작품입니다. 한 작품이 만들어지기까지의 시간은 대중이 없지만, 우여곡절 속에서도 배우들이 다시 모여 종국엔 완성도 있는 작풍을 만들어냈다는 것에 의미가 있는 것 같네요!
by. 으니
ⓒ CJ ENM
제목 하얼빈
감독 우민호
출연 현빈 박정민 조우진 이동욱 전여빈
개봉 2024.12.24.
시청 플랫폼 극장 상영중
* 아래는 스포일러 및 주관적 의견이 담겨 있습니다 *
은밀하게 위대하게
💬 이토 히로부미 척결이라는 거사를 위한 하얼빈으로의 여정.
대의를 도모하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굉장히 어두운 조도를 유지하여 명암 대비도 잘 느끼지 못하는데요. 이 시각적인 연출이 극의 긴장감과 무게감을 더욱 실어줍니다. 도입부에서는 대부분의 관객들이 생각하는 안중근 의사의 모습과 사뭇 다른 전개가 펼쳐집니다. 독립 운동가들 사이에서 마냥 환대받지 못하는 모습인데요. 마냥 앞장 서고 '난 놈'이라 칭송받을 것 같은 예상을 깨는 것이죠. 녹록치만은 않은 상황 속에서도, 우리가 모두 알고 있듯 이토 히로부미를 척결하는 거사를 치르기까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지금 조선에서 그런 영웅을
찾기는 어렵습니다.
이토 히로부미는 러시아와의 협상을 위해 하얼빈으로 향하고 안중근 의사를 포함한 독립 운동가들은 그 날을 디데이로 정하는데요. 그를 노리는 자들이 있음을 보고하며 행사를 모두 축소하거나 취소하자고 제안하는 이에게 모든 것을 원래 계획대로 진행시키라고 명합니다. 조선인들이 원하는 게 바로 그런 것이라고. 자신이 위축되고 겁 먹는 것. 그러면서도 불안을 숨길 수는 없는지 계속해서 주동자들을 잡아들이라 압박하죠. 극 중 이런 장면이 있습니다. 도요토미 정권 시절 왜가 자꾸 조선을 침략하려 했을 때, 이순신 같은 난세의 영웅이 있어 어려움이 있었지만 지금 조선에서 그런 영웅을 찾기는 어렵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바로 장면이 전환되며 안중근 의사가 나타나죠. 보란듯이요.
연출의 묘미
ⓒ CJ ENM
저는 영화를 보면서 미쟝센과 숨겨진 연출들을 알아보는 걸 굉장히 좋아하는데요. <하얼빈>도 곳곳에 연출의 공식들이 녹아져 있어 보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그 중 두 가지를 말해보자면, 안중근 의사는 극 중 혼자 지내는 거처를 얻는데요. 그 곳은 너무 외롭고 어두운 곳이어서 빛이라고는 한 켠에 난 창에서 들어오는 것이 전부입니다. 깊은 고뇌에 빠져 창 밖을 바라보는 안중근 의사의 뒷모습을 찍는 구도에서는 묘하게 고해성사를 하는 듯 성스러움이 느껴집니다. 왜냐하면 창문의 살이 십자가 모양에, 얼핏 고딕 양식 성당의 창문이 떠오르거든요. 그가 도모하는 일이 아주 성스럽고, 무거운 무게를 짊어져야 하는 일임을 보여주죠. 또 한 가지는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서 독립군 상현이 나오는 장면인데요. 상현이 신념을 저버리지 않는 일을 행하고 결연에 찬 발걸음으로 되돌아 갈 때, 아주 멀리서 찍는 풀샷으로 상현이 화면의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걷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대개 수용자 기준에서 오른쪽으로의 방향성은 미래에 대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데요. 더 나아간다, 긍정적인, 발전하는 이런 양의 의미를 담고 있죠.
by. 보니
배우 김수미의 유작 영화 <귀신경찰>이 내년 1월 개봉합니다.
동화작가를 꿈꾸지만, 현실은 불법 음란물 단속팀 새내기인 '단비'가 성인 웹소설계 대부 '황대표'와 우연히 노예 계약으 맺게 되면서 하루 아침에 19금 소설을 쓰게 된다! 생전 접한적 없던 그녀는 점점 알지 못했던 성스러운 재능을 발견하게 되는데..! 재미있는 설정의 코미디 영화 <동화지만 청불입니다>가 개봉했습니다! 지금 바로 영화관에서 만나보실 수 있어요!
ⓒ (주)미디어캔
모두가 기억하고 있을 그 감성을 리메이크한다 <말할 수 없는 비밀>
대만 영화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 있죠, 바로 <말할 수 없는 비밀>! 가슴을 저릿하게 만드는 그 영화가 오는 1월 28일 한국에서 리메이크 작품으로 개봉합니다. 도경수, 원진아, 신예은 주연의 작품으로 대만 작품과는 살짝 다른 설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과연 어떤 부분을 살리고 어떤 부분을 새로 각색했을지 너무도 기대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