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탕은 캐나다 워킹홀리데이를 꿈꾸는 지극히 평범한 대학생입니다. 어느 날, 편의점 알바를 마치고 돌아가던 길에 한 남자와 마주하게 되는데요. 과거의 안 좋았던 기억이 떠오르면서 우발적으로 그 남자를 죽이게 됩니다. 내 손으로 사람을 죽인다는 것은요, 아마 살면서 경험해 보지 못하는 잔혹한 감정들이 소용돌이치며 한 사람을 잠식시킬 겁니다. 이탕이 그랬던 것처럼요. 죄책감에 고통스러워하던 이탕에게 들려온 한가지 소식. 그가 죽인 남자가 알고보니 연쇄살인범이었다는 것. 소식을 들은 그는 이런 생각이 합니다. "죽이고 보니, 죽여 마땅한 인간들이었다"

트랜디 스릴러

이창희 감독은 손석구 배우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해요. "팝한 범죄 스릴러 드라마를 만들 거다". 보편적인 범죄 스릴러 드라마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분위기가 있잖아요. 이 작품은 그 틀을 완전히 부숴렸습니다. 저는 그 중심에 '음향'이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이탕이 살인을 저지를 때나, 형사인 난감이 그를 점점 옥죄어가는 등 주요한 장면에서 감각적인 음향과 배경음악을 사용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잔인한 살인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주인공의 감정과 점점 변화하는 성장에 더 집중하게 됐던 것 같아요.

최근 들어 '사적 복수'를 다룬 콘텐츠는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어요. 보는 사람들이 사적 복수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지 않고, 또 때로는 통쾌함까지도 느끼기 때문인데요. 저도 이런 작품들을 선호하는 편인데, 보면서 계속 경계하는 것은 있습니다. '법'이 아닌 '개인'이 벌을 내리는 일들이 현실 세상에서는 일어나면 안 되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이 작품들은 세상에게 경고하는 겁니다. 개인이 나서기 전에, 법이 더 세상을 깨끗하게 만들어야 한다고요.

by. 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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