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누벨바그의 100번째 편지는 잘 받으셨나요? 오늘은 드디어 101번째 레터를 전하는 날이에요. 일상 속에 문화의 바람을 일으키자는 큰 포부를 가지고 시작한 누벨바그가 한 주도 쉬지 않고 100주동안 님의 메일함으로 찾아갔습니다. 평범한 일상에 잠깐이라도 환기가 되는 시간이었길 바랍니다. 영화나 드라마, 전시 등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 있었던 생각들을 누군가와 나눌 수 있다는 건 참 귀한 시간이었어요. 100은 왠지 완전한 숫자 같잖아요. 101은 그 완전한 숫자를 지나 새로이 시작하는 순간인 것 같아요. 그래서 다시 처음과 같은 마음으로 시작해보려고 합니다. 앞으로도 재밌는 콘텐츠 리뷰를 통해 일으킬 일상 속 작은 바람에 함께해주실 거죠?
오늘은 전시와 뮤지컬을 준비했습니다. 101번 째 편지, 재밌게 봐주세요!
This week
✅ 세상을 바라본다면 <이경준 사진전: 원 스텝 어웨이>
✅ 자유를 향한 부르짖음 <메리 셸리>
✅ 프랑스 회화 천재, 베르나르 뷔페의 전시
✅ 따뜻한 위로와 감동의 이야기 <디어 에반 핸슨>
ⓒ 주식회사 미디어앤아트
제목 이경준 사진전: 원 스텝 어웨이
기간 2023.10.27 ~ 2024.03.31
장소 그라운드시소 센트럴
* 아래는 스포일러 및 주관적 의견이 담겨 있습니다 *
세상을 바라본다면
💬 뉴욕이라는 거대한 도시를 작가만의 구도와 느낌을 살려 담아낸 멋스러운 작품들이 가득한 사진전.
보는 세상을 담다
뉴욕은 님에게 어떤 인상인가요? 저에게 뉴욕은 바쁘고, 현대적이고, 정신없겠다 싶은 곳이에요. 물론 가본 적은 없지만요! 이미지가 그렇습니다. 이경준 작가는 전업으로 사진작가만 하는 게 아니고, 뉴욕에서 물리치료사로 일을 하며 전시 속 작품들을 촬영했습니다. 특이하죠? 그러니 말로만 우리가 보는 일상을 담은 게 아니라, 정말 작가가 뉴욕 생활을 하며 같은 시각으로 바라본 세상을 담아낸 특별한 작품들인 거죠!
낯선 풍경, 익숙함
아무래도 뉴욕 배경의 사진들이다보니, 낯선 느낌을 많이 받는데요. 한국인 작가의 전시라는 것도 깜빡할 정도로요! 그런데 어딘가 모르게 익숙함도 느껴집니다. 구도, 배치 등 다양한 요소들이 굉장히 안정적인 느낌을 주거든요. 보다 보면 '어떻게 이렇게 대칭을 이루게 잘 찍었을까?' 싶기도 해요. 그림으로 그린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요.
UNTITLE
이경준 작가 전시의 또 하나 특이점은 바로 제목 없는 작품들이 많다는 겁니다. 작품들 소개에 'untitle'이라는 글자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어요. 그도 그럴 것이 이번 전시에 걸린 작품들만 해도 250여 점이니, 실제 작가가 탄생시킨 작품들이 수는 얼마나 많겠어요. 그 많은 작품들에 이름을 붙이지 못하는 것도 이해할 만하죠. 무언가 나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는 작품의 이름을 기억하거나 메모해두고 찾아볼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게 조금은 아쉽더라고요. 작품에 번호를 붙이면 어떨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뉴욕 여름 1, 뉴욕 겨울 3 이런 식으로요.
by. 보니
ⓒ 뷰티풀웨이
제목 메리셸리
기간 2023.12.25 ~ 2024.03.17
출연 메리셸리(최연우 전성민 김이후) 폴리도리(박규원 백동현 홍기범 종형)
장소 동덕여대 공연예술센터 코튼홀
시간 화~일 공연 시간 상이 (*매주 월 공연 없음)
* 아래는 스포일러 및 주관적 의견이 담겨 있습니다 *
자유를 향한 부르짖음
💬 억압된 환경과 시대에서 살았던 메리셸리. 마음 깊은 곳에 숨겨진 괴물을 꺼내보인다.
메리 셸리
가난한 집안에서 자랐고, 작가였던 엄마를 일찍 여윈 메리 셸리는 창작에 대한 끊없는 갈증을 느낍니다. 몰래 숨어서 글을 쓰곤 했던 그녀에게 한 남자가 나타나는데요. 바로, 낭만파 시인 퍼시 셸리였습니다. 그와 사랑에 빠진 메리는 그의 손을 잡고 집을 떠나가는데요. 두 사람의 앞에 기다리고 있던 것은 잔혹한 가난함과 아이를 잃는 찢어지는 고통이었죠. 아이를 먼저 보내고 얼마 지나지 않아 셸리 부부는 유명한 시인 바이런의 별장에 초대받습니다. 그곳에서 바이런의 주치의인 폴리를 만나게 되는데요. 그 날, 메리는 자신의 깊은 곳 숨어있던 또다른 나와 마주하게 됩니다.
ⓒ 뷰티풀웨이
내 안에 있는 괴물을 꺼내다
메리 셸리는 잉글랜드 출신의 실존 인물입니다. 소설 <프랑켄슈타인>의 저자이며 세계 최초 SF 소설가인데요. 뮤지컬 <메리 셸리>는 메리 셸리의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당시에는 글쓰기가 남성 고유 영역으로 여겨져서 여성 작가들은 익명으로 작품을 내야 했는데요. 메리도 어쩔 수 없이 <프랑켄슈타인>을 익명으로 출간하게 되죠. 뮤지컬에서는 여자는 숨어서 글을 쓸 수밖에 없었던 당대 억압된 현실과 그 사회적 시선을 이겨내는 메리만의 모습을 화려한 넘버들과 함께 보여주고 있습니다.
자유를 향한 처절한 몸부림
뮤지컬 <메리 셸리>는 전체적으로 어두운 분위기의 연출과 넘버로 구성되어있습니다. 비참했던 메리는 창작을 통해 자유를 이루기 위해 발버둥치는데요. 사회적으로 억압된 현실을 벗어던지고 자신의 깊은 속에 있는 자유와 마주한다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요. 두려움을 이겨내고 욕망을 표출하는 것. 메리는 그 자유를 괴물 '프라켄슈타인'으로 표현했습니다. 과거에 그녀가 그러했듯, 현재 나를 억압하고 있는 것은 무엇이고, 또 내가 이루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볼 수 있었던 작품이었습니다.
by. 으니
프랑스 회화 천재, 베르나르 뷔페의 전시
프랑스 화가 하면 제일 먼저 누가 떠오르세요? 오는 4월, 프랑스 회화 역사에 한 획을 그은 베르나르 뷔페의 전시가 열립니다. 미술에 관심이 있던 분이 아니라면 다소 생소할 수도 있는데요. 그는 20세기 구상회화를 그린 화가입니다. 회화 천재로 불리우며 엄청난 유명세를 탔지만, 시대가 바뀌며 그의 작품들은 외면받고 말았죠. 한 시대를 풍미했던 천재의 작품들을 예술의전당에서 만나볼 수 있다고 하니, 관심있다면 얼리버드 티켓으로 만나보세요.
ⓒ 주식회사 한솔비비케이
따뜻한 위로와 감동의 이야기 <디어 에반 핸슨>
라라랜드와 위대한 쇼맨의 작곡가로 잘 알려진 파섹 앤 폴이 작사 작곡한 넘버들로 이루어진 뮤지컬 <디어 에반 핸슨>이 한국에서 초연을 올립니다! 2015년 미국에서 첫 공연을 올리고 각종 상을 휩쓸었던 작품인데요! 메일 스스로에게 편지를 쓰는 불안장애를 갖고 있는 에반 핸슨이 어느 날 친구 코너에게 편지를 뺏기게 됩니다. 그리고 며칠 뒤 코너의 자살 소식과 함께 자신의 편지가 유서로 오해 받으면서 펼쳐지는 이야기! 오는 3월 28일 충무아트센터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