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대온실수리보고서 #고래 #천선란 #모우어 #김려령 #트렁크 #드라마 마르지 않는 웃음이 있기에
저는 지난 주말 먼 충청남도에 위치한 예산에 다녀왔습니다. 작년에 결혼한 뒤 그곳에 터를 내린 친구가 있어서 방문하게 됐어요. 가는데만 3시간이 넘는 대장정이었는데요. 다행히도 눈빛만 봐도 마음을 알 수 있는 오랜 친구가 함께였기에 힘들기보다는 웃음이 가득한 여정이었습니다. 시골 동네, 허허벌판 속 덩그러니 놓여있던 친구의 집은 생각했던 것보다 더 고요했어요. 그리고, 생각보다 더 단단했고 따스했습니다. 첫인상이 그러했고, 마지막 인상도 변함 없었죠.
학창시절 철없던 추억을 공유하고 있는 우리는 마치 그때로 되돌아간 것처럼 굴러가는 휴지 조각에도 웃음이 끊이질 않았어요. 그렇게 꿈만같던 시간이 흐르고 다시 현실로 돌아왔죠. 이번 한 주는 그 기억으로 버텼던 것 같습니다. 마르지 않는 웃음이 흘러넘쳤던 그곳에서의 기억. 쉽지 않은 삶이지만 한 번씩 환기가 되어주는 존재들이 곁에 있기에, 오늘도 웃을 수 있었습니다!
오늘은 삶의 환기가 되어줄 책 두권을 준비했습니다!💞 |
|
|
✅ 엉킨 실타래를 푸는 일 <대온실 수리 보고서>
✅ 죽음을 이겨내고 살아낸 거대한 기적 <고래>
✅ 희망 가득 담은 천선란의 신작 <모우어>
✅ 배우자도 임대하는 세상이 도래했다! <트렁크> |
|
|
* 아래는 스포일러 및 주관적 의견이 담겨 있습니다 * |
|
|
💬 창경궁에 남아 있는 유리 대온실 수리 보고서를 맡게 된 영두가 업무를 진행하면서 자신의 옛 추억과 대온실에 얽힌 옛 이야기들을 파헤치며 벌어지는 이야기.
Faction
작품은 창경궁의 대온실 수리 보고서 작성 업무를 맡게 된 영두가 이끌어 나갑니다. 창경궁에는 식물을 키울 수 있는 당시로서는 신문물이나 다름 없는 대온실이 있고 그곳은 해방 이후 잔재를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 속에서도 지금까지 살아남았는데요. 학창 시절 잠시 창경궁 근처의 하숙집에서 지냈던 영두는 추억을 회상하며 일을 맡습니다. 그러던 중 대온실 지하에 어떤 숨겨진 공간이 있다는 걸 알게 되고 그 미스테리한 공간에 얽힌 비밀을 파헤치기 시작하죠.
"사람들은 어쩐지 자주 보는 건 결국 싫어해.
마음이 닳아버리나봐."
본래 석모도 사람인 영두는 단짝 은혜의 딸 산아와 비밀 친구인 것처럼 자주 왕래합니다. 학생인 산아가 학교에서의 고민을 가지고 와 털어놓으면 영두는 가만히 듣고 있다가 뜻밖의 위로를 전해주거든요. 산아가 갈매기를 보고 '난 사실 갈매기가 싫어'라고 했을 때 영두는 그럴 줄 알았다고 대답합니다. 사람들은 자주 보는 건 싫어한다고. 마음이 닳아버리는 것 같다고. 누군가 제게 사람의 마음은 유한해서 반드시 내 몫은 남겨둬야 한다고 했던 말이 생각이 났어요. 그토록 유한한 사람의 마음을 자꾸만 떼어주니, 마음이 닳고 말아 자주 보는 것에 마음이 식어버리는 것이 아닌지.
알맞은 온도의 이해
소설은 대온실 수리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주축으로 인물들의 다양한 감정선을 그려냅니다. 그 중에는 우정도 있고 사랑도 있고 부모 자식 간의 애증도 섞여 있죠. 저는 사뭇 다양한 감정의 물결들을 보면서 모든 관계에는 적절한 시간, 타이밍 그리고 알맞은 온도의 이해가 필요하구나 라고 느꼈습니다. 너무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알맞은 온도의 이해. 그러고 보면 온도가 맞는 사람을 만나는 건 참 기적 같은 일이에요. 내가 지금 당신에게 행하는 배려가 너무 과하지 않게 받아들여지고, 또 어떤 행동은 친함을 가장한 무례함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그 적당한 온도가 맞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요.
by.보니
|
|
|
* 아래는 스포일러 및 주관적 의견이 담겨 있습니다 * |
|
|
💬 시골 소녀에서 고래 모양의 커다란 극장가를 소유하게 된 금복과 말은 하지 못하지만 온몸으로 자신을 표현하고자 했던 단단한 여인 춘희의 환상적이고 좌절스러운 인생을 다룬 이야기.
춘희와 금복은 남다르다
춘희와 금복은 남들과는 다른 특별한 여인들입니다. 외형부터, 직업까지 남다른 춘희는 120kg이 넘는 단단한 몸을 이용해 벽돌을 내리치는 벽돌공으로서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녀의 엄마인 금복은 시골 마을에서 큰 인기를 누리다가 바닷가 주변으로 이사를 가 커다란 고래를 만나고 종국엔 고래를 닮은 큰 극장을 운영하는 사장님이 되기에 이르르죠. 남다른 캐릭터들을 통하여 지극히 평범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재미있고, 의미있는 소설, <고래>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하는 행동에 의해
우리가 된다.
좋게 말하면 특별하고, 나쁘게 말하면 특이한 그녀들을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요. 우리는 어떤 사람을 바라볼 떄, 가장 먼저 외형으로 그 사람을 바라보곤 하죠. 하지만, 결국 그 사람을 판단하는 것은 그 사람의 '행동' 입니다. 한 사람의 성격은 미리 정해져있는 것이 아니라 그의 행동으로 인해 그 사람이 되어가는 겁니다. 금복은 어떨까요. 무모할 정도로 도전적인 그녀는 벽돌 공장을 짓고, 결국 커다란 극장까지 소유하게 됩니다. 그녀를 무모한 사람이 된 것은 결국 그녀의 행동 때문이 아니었을까요. 님은 어떤 사람입니까?
|
|
|
재미있고도 흥미로운 이야기 보따리
이 책의 저자는 참 이야기꾼인 것 같아요. 힐링, 로맨스, 미스터리가 잘 버무려진 이 작품은 보는 내내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몰입감이 높아요. 마치 침대 위에 누워서 누군가가 끊임없이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만 같은 느낌입니다. 특별했던 건요, 이야기 중간중간 마치 작가가 말을 걸어오는 듯한 부분이 있어요. 10년 전 출간된 작품이라는 생각이 안들 정도로 신선한 느낌으로 다가왔습니다. 또한 말을 하지 못하고, 글도 쓸줄 모르는 춘희가 사람들과 유일하게 소통했던 '그림'도 단순히 글로만 묘사된게 아니라 곳곳에서 직접 보실 수 있는데요. 글이 아닌 생동감있는 장면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드는 다채로운 이야기 보따리였습니다.
by. 으니 |
|
|
희망 가득 담은 천선란의 신작 <모우어>
제가 일전에 소개했던 <천 개의 파랑>, <나인>의 작가인 천선란의 신작이 출간되었습니다. 바로 단편소설집 <모우어>인데요. 천선란 작가 특유의 미래에 대한 희망, 새로운 대상을 그리는 상상력이 듬뿍 묻어나는 작품이라고 합니다. SF소설과 희망의 메시지라는 키워드에 관심 있다면 꼭 한번 읽어보세요.
ⓒ 문학동네 |
|
|
배우자도 임대하는 세상이 도래했다! <트렁크>
예전 레터에서 소개해드린 적 있는 김려령 작가의 <트렁크> 작품이 공유, 서현진 주연의 넷플릭스 드라마로 찾아옵니다. 서른살, 다섯개의 결혼반지를 갖고 있는 VIP회원의 기간제 부인이 되어주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여주인공이 새로이 시작한 다섯 번째 결혼생활. 그녀의 앞에 나타난 스토커. 다섯 번째 결혼을 하게 된 그녀의 삶과 그녀를 계속해서 쫓는 한 남자, 그리고 그녀의 곁에 있는 현재의 남편. 그들이 펼치는 로맨스릴러, <트렁크>. 오는 11월 29일, 드라마로 만나보세요!
|
|
|
다음주는 드라마 <강남 비-사이드>와 <구르미 그린 달빛>으로 찾아옵니다!
미리 시청하시면 누벨바그를 더욱 풍성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 |
|
|
누벨바그가 더 풍성해질 수 있도록,
감상평/아쉬웠던 점/아이디어를
위 버튼을 클릭해 자유롭게 말해주세요🤗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