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지구끝의온실 #탄금 #시집 #나태주 #북캉스 #채그로 '지구 종말까지 D-1'
님은 노래를 들을 때 가사를 들으시나요, 멜로디를 들으시나요?
전 노래의 메시지를 곱씹으면서 듣는 편이라서 처음 듣는 곡은 꼭 가사를 봅니다. 얼마 전 발매된 지코의 <괴짜>에 이런 가사가 담겨 있어요. '지구 종말까지 D-1, 하루아침에 멸종 위기 종'
만약 내일 지구가 종말 한다면, 님은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내고 싶으세요? 저는 미친 사람처럼 행동할 겁니다. 평생 안 입어 본 파격적인 옷도 입고, 길거리에 누워서 하늘도 올려다보고, 소리 지르면서 거리를 뛰어다니기도 하면서 그동안 '이상'하다고 생각했던 일들은 다 할 거예요.
평소의 우리는 생각보다 많은 것을 억압하면서 살아가잖아요. 사소한 행동 하나도 '이상'하게 보이진 않을까 하면서요. 억누르고 있던 것들을 벗어버리고 '괴짜'처럼 행동한다는 상상만 했을 뿐인데, 스트레스가 풀리는 기분입니다. 물론 종말까지 D-1은 아니지만, 오늘 하루 깊은 곳에 눌려있는 '이상한' 욕망 중에 작은 하나를 꺼내보는 건 어떠세요?
이번 주는 더위를 잊게 해 줄 재밌는 책 두 권을 들고 왔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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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일이 세상의 끝이더라도, <지구 끝의 온실>
✅ 복수로 시작된 만남이 호기심으로, 가엾음으로, 끝내 사랑으로. <탄금>
✅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 나태주 시집
✅ 환상적인 한강뷰를 보면서 북캉스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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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래는 스포일러 및 주관적 의견이 담겨 있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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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삭막하게 메마른 지구의 끝에서 유일한 구원책인 어떤 식물을 둘러싼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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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ksomolika - kr.freepi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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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에게는 이희수가 동경의 대상이었지만,
이희수에게 아영은 자주 놀러 오는 동네 아이 정도밖에 되지 않았던 것이다. P.81
신비한 정원을 가진 신기한 사람인 이희수를 어린 아영은 진심으로 좋아했습니다. 같은 동네에 살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희수의 정원을 함께 보면서 시간을 보냈죠. 그런 희수가 어느 날 동네를 떠났을 때 아영의 상심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겁니다. 그럴 때 있잖아요. 내가 상대를 생각하는 크기만큼 상대도 나를 생각해 줬으면 싶은데, 그렇지 않을 때. 사는 건 모두 기브 앤 테이크, 주는 만큼 받고 받은 만큼 주는 거라는데 사람 마음만큼은 말처럼 쉽지가 않아요.
세상이 망해가도 일상은 여전히
<지구 끝의 온실> 속 프림 빌리지의 마을 사람들은 세상의 종말이 가까워져 오는데도 계속해서 집을 수리하고, 마을에 사람들을 더 모으려고 노력하고, 작물을 심고, 아이들에게 가르침을 주려고 합니다. 상식적으로는 잘 이해가 되지 않죠? 앞뒤가 안 맞잖아요. 오늘 심은 작물을 수확할 수 없고 당장 내일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데 계속해서 미래를 위한 일들을 하는 거니까요. 희망을 가지고 사는 걸까요? 사는 건 모두 끝이 정해져 있잖아요. 책 속에서 말하고 있는 건 세상의 종말이지만, 한 사람 한 사람의 인생도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삶의 마지막은 죽음인데 다들 왜 이렇게 열심히 사는 걸까요?
인간은 언제나 지구라는 생태에
잠시 초대된 손님에 불과했습니다. P.365
지난 7호에서 소개했던 <안녕하세요, 비인간동물님들>과 비슷한 맥락입니다. 우리는 모든 걸 지배하는 듯이 땅 위의 모든 생명들을 멋대로 심고, 죽이고, 없애지만 사실 야생의 어떤 존재들 봐도 한없이 나약합니다. 식물은 동물 없이도 잘 살지만 우리는 먹을 수 있는 식물과 동물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으니까요. <지구 끝의 온실> 속에서 우리 인간을 구원할 유일한 '그것'이 식물인 이유도 같습니다. 우리는 식물 없이 살 수 없다는 것. 절대 피라미드 꼭대기에 우리가 있는 게 아니라는 것.
by. 보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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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래는 스포일러 및 주관적 의견이 담겨 있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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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로 시작된 만남이 호기심으로, 가엾음으로, 끝내 사랑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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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잃어버린 동생을 그리워하는 여인 재이 앞에 동생이라 주장하는 한 남자가 나타난다.
사극은 허구의 세상이 아닌 과거의 시대이기 때문에 쉽게 받아들 일 수 있습니다. 또한 아무도 경험해 보지 못한 시대이기에 무궁무진한 상상도 가능하죠. <탄금>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로맨스 소설인데요. 서스펜스와 액션이 조금씩 섞여있어서 더 흥미진진한 책입니다!
" 생성되는 별도 아닌, 소멸되는 별에 소원을 빈다는 것이 애초에 말이 되지 않았다.
그런 식으로 원이 이루어진다면 제 삶이 이리 기구망측하게 꼬이진 않았을 터였다. "
님은 떨어지는 별똥별에 소원을 빌어본 적이 있으신가요? 재이는 유성우가 떨어지는 하늘을 보면서 간절한 소원을 빌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던 홍랑은 이렇게 말하죠. '제 몸집 하나 간수하지 못하는 소멸되는 별'이라고요. 사라지는 물체에 소원을 빌 만큼 간절한 재이와 그런 작은 희망조차도 없는 홍랑은 대체 어떤 삶을 살아온 것일까요. 재이의 어린 동생은 그녀의 심부름을 하러 갔다가 실종됐습니다. 재이는 평생 그 죄책감에 시달렸죠. 제대로 된 이름 하나 없던 홍랑은 매일 죽기를 꿈꿀 만큼 처절한 삶을 살았지만, 그마저도 마음대로 할 수 없었습니다. 그가 모종의 목적을 가지고 재이에게 자신이 잃어버린 동생이라고 주장하면서 두 사람의 첫 만남은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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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밥에 국물을 붓고 다시 솥에 따르는 과정을 서너 번 반복하면,
우러나온 밥의 끈기와 국물과 섞이며 비로소 국밥이 완성된다.
사람도 그렇게 인연을 만들 때마다 토렴이 되는 듯했다. "
'혐관 로맨스'라고 들어보셨어요? 로맨스에서 남녀가 처음엔 티격태격하다가 결국 사랑을 하게 되는 이야기를 말하는데요. <탄금>이 아주 '혐관 맛집'입니다. 첫 만남은 서로를 향한 증오와 의심으로 가득했는데요.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의 상처에 공감하게 되면서 점점 알 수 없는 감정이 생겨납니다. 개인적으로 이 작품은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 서로를 이용하고, 미워하는 관계 설정을 아주 잘 된 것 같아요. 두 사람이 맞닥뜨린 상황과 감정에 몰입하면서 제 심장이 덩달아 롤러코스터를 탄듯했습니다.
<탄금>은 몰입감이 상당히 높은 소설입니다. 묘사에 대한 디테일이 살아있어서 읽는 순간 머릿속에 장면이 바로 그려지죠. 또 사물이나 행동에 빗대어 감정을 표현한 부분이 많은데, 덕분에 캐릭터가 처한 상황에 더 쉽게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사극이기도 하고, 생소한 어휘도 더러 있어서 있어서 초반에 진입장벽이 있을 수도 있는데요. 모르는 단어를 찾아 뜻을 이해하면서 읽다 보면 작가가 의도한 바를 더 깊게 알 수 있어서 오히려 좋았습니다. 후반부에는 뒤통수를 세게 치는 비밀도 밝혀지니까 꼭 끝까지 보셔야 합니다. 가슴 저릿한 사극 로맨스 한 권, 책 속의 인물들과 함께 울고 웃다 보면 어느새 조선시대 한복판에 서있게 되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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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 나태주 시집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나태주 시인의 풀꽃이죠. 시는 담백하게 함축해서 곱씹을수록 해석이 풍성해진다는 점이 매력인 것 같아요. 또 한편으로는 그런 점 때문에 시를 어려워하는 분들이 많죠. 나태주의 시집은 시를 좀 더 친근하게 느끼고 싶은 분들께 추천합니다. 어렵고 심오한 이야기보다는 따뜻하고 공감해 주는 글들이 많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7월에 출간된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 신작을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 열림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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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적인 한강뷰를 보면서 북캉스를?!
날이 더워지면서 휴가 가시는 분들 많으시죠? 오늘은 특별히 '책'과 함께 휴가를 즐길 수 있는 장소를 하나 소개해 드리려고 해요. 바로 북카페 <채그로> 입니다! 마포역 부근에 있는 채그로는 건물 8,9층에 위치하고 있는데요. 책과 함께 탁 트인 한강 뷰를 즐길 수 있는 공간입니다! 매주 토요일에는 독서모임도 진행한다고 하니, 같은 책을 읽고 생각을 나누는 귀한 시간을 가질 수도 있겠네요. 더운 여름날, 어디로 휴가를 가실지 모르시겠다면! 책과 함께 쉬어가는 시간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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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주는 드라마 <하늘에서 내리는 일억 개의 별>과 <너를 사랑한 시간>으로 찾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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