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1년 조금 넘는 시간동안 머물렀던 곳을 떠나는 날입니다. 새로운 길 위에 들어서며 실수도 많이 하면서 빠르게 성장도 했던 터라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네요. 일을 하면서 여러가지로 부딪혔던 한 분께서 떠나가는 제게 위와 같이 말씀해주셨습니다. '나 잘하고 있는 걸까?' 하는 의문이 가득한 시점에 예상치도 못한 인물로부터 '잘 하고 있단다'하고 응원을 받으니 또 다시 나아갈 힘을 얻게 되네요. 새로운 두려움으로 가득했던 곳이 익숙함으로 물들 때쯤, 저는 또다른 도전을 하러 나아가겠습니다!
오늘은 책 두 권을 준비했습니다. 추운 날씨에 따스한 이야기를 느끼길 바랍니다.😀
This week
✅ 기적을 쫓는 자와 기적을 행하는 자 <시프트>
✅ 결국 가장 잔인한 종말은 '좀비' <아무도 오지 않는 곳에서>
✅ 가부키의 세상을 엿보다 <국보>
✅ 쏟아지는 책을 보고 싶다면! <별마당 도서관>
ⓒ 북다
제목 시프트
지은이 조예은
출판사 북다
출간2025.03.06.
* 아래는 스포일러 및 주관적 의견이 담겨 있습니다 *
기적을 쫓는 자와 기적을 행하는 자
💬 인간의 추악한 욕망으로부터 시작된 기적같은 이야기.
절실함으로 말미암아 인간은 무언가를 간절하게 원할 때 사고 판단이 흐려집니다. 그런 나약한 본성을 이용하는 이들이 있죠. 천령교는 병든 이들을 낫게 해준다며 신도들을 끌어 모으는 사이비 종교입니다. 한달에 한번, 선택받은 이들이 모두가 보는 앞에서 의식을 통해 병으로부터 해방되죠. 눈 앞에서 병이 낫는 게 보입니다. 앉은뱅이였던 이가 몸을 가뿐히 일으켜 세우고, 피부병이 있던 자가 매끈한 피부로 바뀌죠. 이 중심에는 찬과 란, 두 형제가 있습니다.
죽어 마땅한 이들이 죽었다.
부모라는 울타리 없는 형제를 착취하고, 돈에 눈이 멀어 범죄를 서슴치 않던 이들이 소설 마지막에 다다라서야 죽고 맙니다. 권선징악이랄까요. 남의 눈에 눈물 흘리게 한 사람은 자기 눈에 피눈물 나게 될 거라는 옛말이 틀린 거 하나 없습니다. 이 소설은 처음부터 끝까지 삶에 대한 열망이 가득한 사람들이 등장합니다. 병이라는 게 때로는 잘못된 습관 하나도 없는데 불청객처럼 나타날 때가 있잖아요. 부단히도 살았는데 삶의 종착역이 너무도 빨리 찾아와버리는. 별 거 아닌 인생 같으면서도 막상 죽음이 목전에 다가오면 간절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건가 하고 생각이 듭니다.
퇴고와 탈고
작품은 조예은 작가가 처음으로 쓴 장편 소설을 개정해 펴낸 책입니다. 책의 첫 챕터에 작가의 심경이 담겨있죠. 작가는 예전에 썼던 이 글을 되짚으면서 몇 번이고 책을 덮었다 펴기를 반복했다고 합니다. 지금에 와서 보기에는 너무 날 것의 글이었을테니까요. 그렇지만 작가는 '부끄러움이 클수록 제가 전보다 다채롭게 볼 수 있게 되었다는 뜻이니.'라고 적었습니다. 저도 저의 사회생활 초창기 같은 모습을 떠올리면 몸서리치게 부끄럽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그 모습이 부끄러운 건 지금 그만큼 더 많이 성장한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인생에 있어 퇴고는 끊임없이 이어지니까요!
by.보니
ⓒ 문학동네
제목 아무도 오지 않는 곳에서
작가천선란
출판사허블
출간2025.10.27.
* 아래는 스포일러 및 주관적 의견이 담겨 있습니다 *
결국 가장 잔인한 종말은 '좀비'
💬 좀비가 지배한 세상. 사랑하는 사람을 두고, 좀비가 되어버린 이들의 이야기.
사랑 앞에서 칼을 겨눈다는 것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것에는 어떤 종류가 있을까요? 이별, 죽음, 종말 등 헤어짐에는 다양한 모습이 존재합니다. 이 책에서는 말하고 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비극적인 종말은 '좀비'로 인한 것이라고요. 해일, 쓰나미, 폭풍 등 모든 종말에 순간에는 사랑하는 사람의 손을 잡고 뛰잖아요. 서로를 살리기 위해서 말이죠. 하지만 좀비는 다릅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완전히 잊어버리고, 서로를 죽이기 위해 달려들며 종국에는 서로에게 상처를 내죠. 여기, 좀비 아포칼립스를 배경으로 한 총 세가지 이야기로 이루어진 책이 있습니다. 좀비 앞에서 우리는 어떤 사랑을 할 수 있을까요?
사랑은 이성이 아닌 본성
가정 폭력을 피해 쉼터에서 만나 서로에게 유일한 가족이자 연인이었던 옥주와 묵호. 아픈 엄마 곁을 지키는 딸과 밖 세상을 정찰하기 위해 떠난 아빠. 완전히 좀비가 되어버린 아내와 함께 여행을 떠나는 남편. 이성을 잃은 순간에도 그 안에 있는 본성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물지 않기 위해 노력합니다. 이 책을 읽으며 사랑은 과연 어떠한 감정일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는데요. 혹자는 그런 말을 해요. 같이 사진을 찍었을 때 내 얼굴보다 먼저 눈에 띄어 면밀히 살피게 되는 얼굴이 있다면. 그를 사랑하고 있는 것이라고요.
가장 끔찍한 종말은, 결국 '망각' 결국 가장 끔찍한 종말은 좀비도, 죽음도 아닌 '망각'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나와의 추억을, 기억을 모두 잊어버린다는 것. 우리의 행복했던 순간이 결국 아무것도 아니게 되는 것. 잔혹한 좀비가 창궐한 세상이 아니더라도, 모든 것을 잊는다는 것이 모든 세상에 가장 끔찍한 결말이 아닐까요?
by.으니
가부키의 세상을 엿보다 <국보> 지난번 영화 소개할 때, 일본에서 실사 영화 중 흥행 2위를 기록했다는 <국보>를 언급했는데요. 영화 <국보>는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일본에서도 점점 잊혀져 가는 가부키 문화를 끄집어낸 작품이죠. 워낙 영화로도 인정받았기에 원작인 소설도 기대되는데요. 저도 시간 내서 한번 읽어보려고 합니다!
ⓒ 하빌리스
쏟아지는 책을 보고 싶다면! <별마당 도서관>
화려한 연말과 책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곳! 바로, 수원 스타필드에 있는 별마당 도서관입니다! 4층 넘는 높이를 관통하며 스타필드 중앙에 핵심으로 자리하고 있는 이 도서관은 이미 포토 스팟으로도 유명한데요! 연말 크리스마스 시즌에 가면 더욱더 화려한 책의 장관을 볼 수 있습니다!